아프리카 테마 기행 285

8. 탄자니아 식 밥짓기 1

1)옥수수보다 비싼 쌀 ‘나 어제 쌀밥 먹었다.’ 어린이가 동무들에게 자랑삼아 이야기 하는 모습은 한국의 60년대 이전 풍경을 연상시키지만 이것은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탄자니아의 농촌에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쌀이 많이 나는 몇몇 지방을 제외하고는 탄자니아에서 쌀은 상당히 귀한 곡식이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쌀밥을 먹을 수 있어서 쌀밥을 먹으면 다음날 동무들에게 자랑을 하는 것이 예사라고 했다. 쌀은 얌, 코코넛 등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말라가시를 통해 아프리카에 전래되었다. 그러나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아랍상인들의 영향으로 인도에서 쌀이 재도입되었다. 1930년대 초만해도 그리 중요시 되지 않았으나 점차 주곡으로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탄자니아에서도 많은 가정에서..

7. 바나나 이야기 3

3)대표적인 바나나 요리 : 1. 음토리 : 킬리만자로 지방의 음식으로 일종의 바나나 죽이다. 노약자나 산모를 위한 음식인데 특히 산모가 먹으면 젖이 잘 난다고 한다. 요즈음은 식당에서 아침에 주문하면 음토리가 나오는 곳도 있다. 만드는 법은 바나나를 삶아서 으깨어 고기를 푹 삶은 것과 섞는다. 붉은 색의 바나나를 많이 쓴다. 2. 음샤레(혹은 음챠레) : 역시 킬리만자로 지방의 음식으로 바나나 찜이라고 볼 수 있다. 바나나를 삶아서 나중에 익힌 고기 및 국물과 섞는다. 더울때 먹어야 한다. 이 음샤레 바나나는 몹시 단단하다. 만드는 법 1. mshale 바나나(모시 지방에서 나는 바나나로 비교적 가늘고 익어도 초록색이며 딱딱한 식용바나나이다)의 껍질을 칼로 벗겨 물에 담근다. 바나나에 세로로 칼집을 넣..

6. 바나나 이야기 2

2) 바나나의 종류 탄자니아에만 해도 약 300여종의 바나나가 있다. 과일로 먹는 바나나도 종류가 많고 요리용 바나나도 산지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가령 킬리만자로 지방에서 나는 바나나는 단단한 편이고 빅토리아 호수쪽에서 나는 바나나는 부드럽다. 그래서 킬리만자로에서 나는 바나나를 빅토리아 호수 쪽 사람들은 너무 딱딱해서 못 먹겠다고 흉을 보고 빅토리아 호수 쪽에서 나는 바나나를 킬리만자로 지역 사람들은 너무 부드러워서 싫다고 흉을 본다. 그렇듯 바나나마다 생김새, 크기,당도, 단단한 정도 등이 다 다르다. 요리용 바나나 중 대표적인 종류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음코노 - 삶거나 튀기거나 굽는다 음코노와 템보 - 코끼리처럼 큰 음코노라는 뜻. 역시 요리용으로 아주 크다. 음트위케 - 요리용 음수수 - ..

5. 바나나를 삶는다고? - 바나나 이야기 1

바나나를 삶는다고? 그렇다. 아프리카에서는 바나나를 삶는다. 삶아서 끼니로 먹는다. 혹은 찌거나 굽거나 튀기기도 한다. 바나나는 우리에게 열대 과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수입량이 많아서 값도 싸고 흔하지만 예전에는 바나나가 아주 귀한 과일이었다. 고급 백화점의 선물용 과일 바구니에 셀로판종이로 잘 포장되어 제일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이 바나나였다. 잘 익은 송이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며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바나나는 아직도 우리에게는 수입산 열대 과일일 뿐이다. 그러니 아프리카 사람들이 바나나를 삶아먹는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이것은 바나나의 종류가 수없이 많다는 것을 우리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500여 종의 바나나가 있는데 우리가 과일로 먹는 바나나는 그 ..

4. 우갈리 이야기 4

4) 그밖의 우갈리 우갈리의 대표격인 옥수수 우갈리 외에 도나라는 것이 있다. 가령 옥수수 우갈 리가 우리의 흰쌀밥에 해당된다면 도나는 현미밥 정도 된다 하겠다. 도나는 옥수수의 겉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빻은 것으로 영양면으로는 더 우수하나 먹기가 껄끄러워서 예전에는 죄수들에게 주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궁핍한 시골에서는 이 거친 가루로 우갈리를 만든 도나를 흔히 먹는다. 옥수수 우갈리 외에 만드는 재료에 따라서 예를 들면 카사바 우갈리, 수수 우갈리, 바나나 우갈리, 감자 우갈리 등이 있다. 카사바란 고구마 보다 크고 억세게 생긴 뿌리 식물로 일종의 구황 작물인데 가뭄에 잘 견디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까닭에 카사바를 먹지 못하는 킬리만자로 지역만 빼놓고는 어디서나 널리 이용된다. 킬리만자로..

3. 우갈리 이야기 3

3) 우갈리 먹는 법 탄자니아에는 물론 젓가락이 없다. 포크 같은 서양식 집기도 보편화 된 것이 아니다. 그럼 무엇으로 음식을 먹을까. 이미 짐작을 했겠지만 하느님이 주신 자연 그대로인 손이다. 손으로 먹는다고 불결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탄자니아 사람들은 밥 먹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는데 이는 흡사 의식과도 같다. 잘 사는 집에서는 아예 식당에 손 씻는 세면대가 붙어있기도 하고, 음식점에 가면 웨이터가 더운 물이 담긴 주전자와 비누와 대야를 들고 온다. 이 이동식 대야는 세트처럼 간편하게 되어 있어 들고 다니기에 편리한데 손님이 손을 내밀면 웨이터가 물을 한차레 부어주고 비누질하기를 기다려 다시 물을 부어준다. 때로는 물이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랄 때도 있다. 결혼식 피로연처럼 손님이 많이 모이는 곳에..

2. 우갈리 이야기 2

2) 우갈리와 반찬 우갈리 그 자체는 아무 맛도 없다. 소금이나 어떤 양념도 넣지 않고 그냥 옥수수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 밥이 그 자체로는 아무 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 우리가 더운밥을 좋아하듯 우갈리도 반드시 뜨거워야 한다. 식은 옥수수 반죽 덩어리란 누구도 먹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갈리는 만든 즉시 먹든가 아니면 일단 보온통에 넣어 식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탄자니아 가정에는 아무리 서민층이라 하더라도 보온통 두세개 쯤은 있게 마련이다. 재미있는 것은 집집마다 갖추고 있는 보온통이 그 집의 사는 형편을 말해주기도 하는 점이다. 인도산이나 중국산의 조잡한 플라스틱 제품이 많이 쓰이지만 사는 정도에 따라 보온통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심지어 ..

1. 우갈리 이야기 1 - 동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식사 우갈리

1)우갈리란? 탄자니아에서 우리의 밥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우갈리이다. 탄자니아 사람들은 날마다 적어도 한끼 이상 반드시 우갈리를 먹는다. 우갈리는 어떻게 생긴 음식일까? 우리의 ‘밥’에 쌀밥, 보리밥, 잡곡밥 등 여러 종류의 밥이 있듯, 우갈리에도 재료에 따라 옥수수 우갈리, 카사바 우갈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가장 대표적인 옥수수 우갈리부터 말해 보자. 탄자니아에서 는 ‘우갈리’하면 99%가 옥수수 가루로 만든 것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시장의 곡식 파는 곳에 가면 쌀이나 콩처럼 바싹 마른 흰 옥수수 알갱이를 수북이 쌓아 놓고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옥수수 알갱이가 바로 우리의 쌀에 해당하는 탄자니아 사람들의 주식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킬로로 달아서 산다. 혹은 10킬로 20 킬로 하는 자..

[ 아프리카인의 철학과 사고체계 ] - 근대와 종교

2. 아프리카의 근대와 종교 2.1 단절의 경험과 아프리카의 근대 아프리카 종교 서술에서 특징적인 두 가지 축이 있다. 그 하나는 종교사의 서술에서 흔히 보이는 것으로 전통종교와 전래종교를 구분하는 것이다. 이 구분은 시기적 선후의 문제로서가 아니면 신관을 비롯한 종교내적 성격의 문제로 다루어진다. 다른 하나는 사회와 종교의 관계를 다룰 때, 특히 식민지배 이후 아프리카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에서 흔히 보인다. 여기에서는 아프리카인의 종교적 움직임을 피억압자의 종교라고 규정지으면서 식민지 침탈에 대한 저항의 양식으로 접근해 왔다. 전자의 구분에서 생기는 문제는 종교현상들에 대한 차별적 인식 곧 고등종교와 저급한 신앙이라고 하는 판단을 함축적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것과 공시적인 현상에 대한 서술을 통시적인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