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975

1. 킬리만자로를 마시는 사람들 - 탄자니아 사람들 이야기

‘아프리카’ 하면 흔히 두 가지의 획일적이고도 상반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하나는 가난과 질병, 전쟁으로 얼룩진 대륙의 이미지이다. 검은 대륙이나 절망의 대륙으로 낙인찍으며 기아의 참상이라든가 에이즈나 풍토병의 공포, 끝없는 내전에 초점을 맞춘 미디어들의 보도에 접하다 보면 아프리카는 온통 가난과 질병 그리고 전쟁으로 얼룩져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그동안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어 왔다. 다른 하나는 동물의 천국으로 시작하여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 원시 그대로의 세계 같은 다소 환상적인 이미지이다. 흔히 텔레비전에서 소개되는 다큐멘타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프리카는 그야말로 동물의 천국이고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지연과 원시의 세계로 인식을 하기가 ..

20. 나의 음식 이야기 2 - 냘랼리 부인

우리 집은 아침먹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남편이나 나나 다 은퇴를 했기 때문에 아침에는 느긋하게 잠을 자고 아홉시 반 경에 아침을 먹게 된다. 아침으로는 삶은 카사바 혹은 숯불에 구운 카사바와 함께 우유나 차, 혹은 포리지(옥수수 가루 죽)를 함께 마신다. 남편과 같이 아침을 먹을 때도 있고 남편이 늦게 일어나면 따로 먹는다. 남편이나 나나 다 카사바를 좋아한다. 수쿠마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은 작년에 퇴직을 했는데 남편이 근무를 하고 있었을 때는 달랐다. 아침에 7시 경 차를 한잔 마시고 내가 싸주는 빵과 달걀을 가지고 출근해서 오전 10시 반 티 브레이크 시간에 아침을 먹었다. 직장을 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비슷할 것이다. 집에서는 차나 커피 한잔 정도를 ..

19. 망고나무 아래서 - 열대 과일과 채소 2

2)과일 탄자니아는 지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사실 모든 과일이 생산 가능하다. 주로 나는 과일 중 파파야, 바나나, 파인애플은 항상 볼 수 있고 오렌지, 망고, 아보카도, 패션푸룻, 수박 등은 철이 있다. 잭프룻, 커스터드 애플, 과바 등은 철에만 잠깐 볼 수 있다. 두리안, 람부탄 등 동남아에서 많이 나는 과일은 주로 잔지바르섬에서 난다. 아프리카에는 원래 과일을 먹는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이나 먹는 군것질 정도로 생각했고 어른이 먹으면 창피하게 여겼다. 지금도 식사 후 후식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식사의 일부이거나 식간의 간식거리 개념이다. . 파파야 원산지는 중남미로 알려져있다. 탄자니아에서 가장 흔한 과일이 파파야이다. 파파야 나무 꼭대기에 열매가 끊임없이 달려서 차례로 익기 때문에 파파..

18. 망고나무 아래서 - 열대 과일과 채소 1

탄자니아에서 마을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망고나무가 눈에 띄게 마련이다. 마을의 공터에 서있는 키 큰 망고나무는 넓은 그늘을 드리워서, 그 밑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앉아 놀기도 하고 함께 일을 하기도 한다. 마치 우리의 느티나무 격이다. 망고나무는 그 열매인 과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할 뿐 아니라 넉넉한 그늘로 휴식처를 제공하며 아프리카다운 풍치를 자아낸다. 마당에 망고나무가 있는 집은 그 그늘 아래서 밥도 짓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도 한다. 여자들이 채소를 다듬는 것도 바로 이 망고나무 그늘이다. 탄자니아의 채소와 과일에 대한 이야기도 망고 나무 아래서 하는 것이 제격이다. 1)채소 비듬나물(음치차) 카사바 잎(키삼부) 고추 (필리필리) 오크라(바이먀) 비터토마토 (냐냐충구) 호박, 호박잎, 고구마 잎,..

[짐바브웨] 영연방 탈퇴

무가베 대통령은 54개국으로 구성된 영연방 지도자들이 12월 8일 짐바브웨에 대한 연방 구성국 자격정지 조치를 무기한 연장키로 합의하자 즉각 영연방 탈퇴를 선언했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12월 8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폐막된 영연방 정상회의 직후 “짐바브웨의 인권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자격정지 조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산조 대통령은 짐바브웨의 자격정지 기간에 대해 “상황에 따라 몇 년이 아니라 몇 개월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짐바브웨의 영연방 자격정지 연장에 대해 남부아프리카 국가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남부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는 12월 9일 영연방의 짐바브웨 자격정지 유지 결정에 한 목소리를 내며 비난하였다. 남아공 외무부는 레소토에 있는 S..

17. 내가 아니면 3

4) 땅콩 땅콩은 어디나 흔하게 나기 때문에 코코넛이 나지 않은 내륙지방에서는 흔히 땅콩을 갈아서 우유처럼 만들어 음식에 넣는다. 부코바 지방에서는 귀한 손님이 올 때 땅콩죽을 만들어 대접한다. * 땅콩 밀크 (peanut milk) 만드는 법 만드는 데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땅콩을 찧어서 걸러서 이것을 물과 섞는다. 두 번째 방법은 땅콩을 물에 불려 찧는다. 여기에 물을 붓고 거른다. * 땅콩죽 (Nsanyuse) 만드는 법 1. 땅콩을 볶아서 껍질을 벗기면서 나쁜 것은 다 추려내고 절구에 죽이 되도록 찧는다. 2. 냐냐충구(african eggplant 혹은 bitter tomato라고 하는 것으로 작은 토마토처럼 생겼다) 와 당근 얇게 벗긴 것을 삶아서 그 물은 땅콩에 붓는다. 3. 흙 남비..

16. 내가 아니면 2

2) 얌, 고구마, 밍호코 얌과 고구마는 일종의 대체식품으로 다른 곡식이 충분치 않을 때 혹은 별식으로 먹는다. 얌은 고구마와 비슷하나 고구마보다 크고 맛이 담백하다. 카사바나 고구마는 날로 먹을 수도 있으나 얌은 날로 먹을 수 없다. 얌을 날로 먹으면 가렵다. 얌은 대개 쪄서 먹는다. 혹은 얇게 저며서 튀기거나 삶아서 소스와 함께 먹는다. 코코넛 우유와 땅콩가루를 섞어서 요리 하기도 한다. 요리과정에서 벗긴 껍질은 햇볕에 말려서 찧어 우갈리를 만든다. 얌을 저장할 때는 재에 묻어 둔다. * 얌 쏘스 만드는 법 1. 토마도 5개, 양파1, 고추2 개를 물을 약간 더하여 믹서에 간다. 2. 이것을 남비에 넣고 끓이는데 미리 삶아서 익힌 고기를 기름에 튀겨서 고기 맛이 배게 한다음 그 기름을 남비에 더한다...

15. 내가 아니면 1

탄자니아의 이웃나라 모잠빅에서는 전쟁이나 가뭄같은 재난시에는 카사바 우갈리에 양배추와 땅콩, 양파만 먹고 견디었다고 한다. 이것들을 특별히 ‘내가 아니면’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는데 즉 내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탄자니아에서도 ‘내가 아니면’에 해당하는 구황작물로 카사바, 얌, 고구마, 그밖에 밍호코라는 작물이 있다. 또 구황작물은 아니지만 모든 요리에 곁들이거나 들어가는 재료가 콩, 코코넛, 땅콩이다. 이 역시 ‘내가 아니면’으로 부를만 하다. ‘내가 아니면’ 탄자니아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 카사바 카사바는 고구마나 감자처럼 뿌리를 먹는 식물인데 고구마보다 훨씬 크고 길고 껍질이 거칠다.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이를 마뇩이라고도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50억..

[남아공] 에이즈 퇴치위한 공연

남아공 케이프 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Greenpoint Stadium)에서는 다섯시간에 걸친 공연이 펼쳐졌다. 이 공연은 넬슨 만델라 재단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보노(Bono), 비욘스(Beyonce)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참여하였다. 이번 공연은 전세계에 에이즈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개최된 것이다. 남아공 전대통령이었던 만델라도 공연 중간에 공연의 축하메시지를 발표하여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85세인 넬슨 만델라는 부인 마셀 그리고 미국의 유명한 사회자인 오페라 윈프리 등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으며 에이즈가 과거 백인정부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보다 더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아공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HIV/에이즈 환자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에이즈 환자는 4천2백만명..

14. 고기 먹는 풍습도 가지가지 2

2)닭과 염소 염소와 닭은 대체로 어느 지방을 막론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짐승이다. 닭은 그 크기가 작기 때문에 대가족제인 탄자니아 가족이 다같이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닭고기는 귀한 손님이 오거나 가장이 멀리 나들이 갔다 돌아올 때 잡는 일종의 별식으로 인식된다. 닭고기 중에서도 필리기시(filigisi)라고 하는모래주머니를 제일 귀하게 여겨 이것은 반드시 남편이나 손님이 먹게 되어있다. 여자는 먹으면 안된다. 그러나 부코바에서는 원래 닭을 먹지 않았다. 상대방이 모르게 닭을 제공하면 그로 인해 의절할 수도 있다. 앞에서 나의 음식 이야기를 한 부깅고 씨의 아버지는 그 친구가 읍내의 호텔에서 일하는 관계로 닭을 먹게 되어 부깅고 아버지에게 우연히 닭을 대접했는데 이를 나중에 알고 몇 달동안 ..